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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샤의 눈물
 
곽동원  2012-08-13 06:53:36 http://www.icaruskwak.com

지난 몇주간 우스리스크 소망 교회 청년 수양회와 서울 남서울 은혜교회 청년들의
북방 선교 팀과 의료 선교팀을 맞아 정신 없는 나날을  보냈습니다.
틈틈이 국제 학교와 빅터네 농장 풀뽑기도 해야 하는 와중에 영농쎈터 비닐 하우스
자재가 입하되어 육체적으론 한계를 경험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처음 영농사역에 투입된 이흥규,배미영 선교사의 눈부신 활약으로 무사히 자재 분배를
마칠수 있었습니다.
원동의 막내 최린 선교사는 이 무더위에 한국 방문중이신 홍정웅 선교사님을 대신하여
국제학교 농장을  관리하느라 구슬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의료팀이 방문 하셔서 사역 하실때는 그렇게 더워서 고생 하셨는데
돌아 가신후로 바로 시원하게 장마비가 내리기 시작 하여 힘들게 사역하신 여러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입니다.
특히 감사 드리고 싶은것은 의료 선교팀이 그 바쁜 일정 속에서도 우리 안젤리카의 딸들을 초대해 주시고
1박 2일 동안 다샤와 숄라에게 너무 많은 사랑을 베풀어 주셔서 감사를 드립니다.
의료팀 여러분들이 보여 주신 사랑의 용량이 넘치고, 난생 처음 경험한 문화충격이 너무 커서
두 아이들이 집에 돌아가 보인 행동을 엄마인 안젤리카가 통역 집사님에게 전화를 걸어와
걱정 되는 부분이 있어
어제 거세게 ㅆㅗㅌ아지는 빗속에 통역 행이 집사님과 안젤리카 가정을 방문 하고 돌아 왔습니다.
...........................................................................................................................................................
"세상에.....웬 비가 이렇게 내린데요?"
우스리스크  중국 시장에서 밀가루와 식용유,과일과 야채,닭고기와 통조림,
그리고 약간의 과자와 사탕을 구입해 싣고, 거세게 쏟아지는 빗속을 달리는 차속에서
통역 행이 집사님이 특유의 사할린 고려인의 억양으로 걱정 스럽게 말했습니다.
내리는 많은 비로 일조량이 부족해서 농작물에 피해가 있을까봐 우려는 되지만
이 무심한 선교사에겐 미국에서 중환자실에 입원해 계신 어머님에 대한 걱정으로 타들어 가는 가슴의
답답함을 시원하게 적셔 주는듯 싫지는 않았습니다.
 
울퉁 불퉁 도로 공사로 파 헤쳐진 비포장 도로 때문에 흙탕물이 튀어 차는 엉망이 되었지만
우리의 방문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천사같은 얼굴을 생각하며 서둘러 차를 몰아
그들이 살고 있는 RALLICHI 마을 철거 군인주택 폐허 아파트에 도착 했습니다.
4층에 있는 그들의 집까지 가져온 물건을 어떻게 올려 갈까 걱정을 했는데
안젤리카와 다샤와 솔라가 입구까지 나와 있었습니다.
차에서 내리자 내게 달려와 안겨 볼에 뽀뽀까지 해주는 아이들과 함께 4층 까지 짐을 나르고
잠에서 깨어난 막심과 오마트에게 빠나나를 까서 입에 넣어 주며 돌아 본 실내 환경에
또다시 가슴이 답답해 졌습니다.
천장 한가운데서 빗물이 스며들어 방 마루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고,
벗겨지고 곰팡이난 벽보다는 그림 낙서가 더 예쁘다고 다샤가 그림을 그려 놓은 벽으로도
빗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바닥에 흐른 빗물을 걸레로 닦고 비닐 식탁보를 바닥에 깐후에 우리들이 가져온 과자와 함께
차를 끓여 대접할 준비를 하는 안젤리카의 모습을 보며 
그녀의 저렴한 인생의 고단함이 천장을 흐르는 빗물의 누추함처럼 처량하게 느껴졌습니다.
듣지 않아도 또 다시 속 썩이는 남편 아짐의 근황을 추측 할수 있었습니다.
쥐어진 바나나와 막대 사탕을 먹으며 이리 저리 분주하게 돌아치는 막심과 막시마를 이리 저리
제지하며 안젤리카가 통역 집사님을 통해 조용히 입을 열었습니다.
(박 행이 집사님의 통역을 요약함)
 
"우선 교회를 통해 하나님을 알게 하시고 힘든 삶속에 기도를 통해 당신들을 보내주신
하나님께 감사 드립니다.
저와 아이들이 하나님의 사람들을 통해 우리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시고
주저 앉고 싶을때 기도하고 교회에 출석하는 일이 기쁨이 되게 하심을 감사 합니다.
길고 긴 여름 방학에 갈곳이 없어 막막한 아이들에게 선교팀들의 초대를 받게 하시고
태어 나서 처음으로 많은 분들의 사랑과 함께 블라디 보스톡 구경을 시켜 주셨으며
깨끗한 씨트가 덮힌 구름속 같이 편안한 침대 에서 잠들수 있게 배려 해 주시고
선교팀 집사님께서 아이들의 예쁜 옷들로 갈아 입혀 주신것에 감사 합니다.
저는 평생 아이들에게 사 주신 그런 속옷을 우리 아이들에게 사입혀 본적이 없습니다.
아이들은 침대에서 잔 경험을 금으로된 구름속에서 잔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흥분이 가라 앉고 나서.........................
 방문중에 받았던 선물들을 펼쳐 놓고 즐거워 하며 겪은 일들을 자랑하던 다샤가
소리없이 자기 방에 들어가 누더기 이불을 뒤집어 쓰고 훌쩍이기 시작 했습니다.
"엄마! 우린 왜 이렇게 살아?
예수님 믿는 사람들은 다 한국에서 오신 분들처럼 사랑하며 사는데 왜 엄마는 아빠한테
매 맞으며 살아?
우리도 예수 믿는데 우린 왜 이런 더러운 집에서 살아야 해?
엄마! 아빠하고 헤어지면 않돼?"
도와주신 여러분들을 하나님이 보내 주신 천사로 받아드린 아이들이, 술먹고 도박하고
엄마 학대하며 집을 돌보지 않는 애비가 미워 지기 시작 한것 같습니다.
저도 아이들을 위해서 남편과 이쯤에서 헤어지고 싶습니다.
아이들과 저를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요." 
 
어린 다샤와 숄라는 제 곁에 붙어 앉아 과자를 먹으며 내가 가져다 준 사진들을 보면서
아직도 그 즐거웠던 일박이일을 이야기 하며 즐거워 하다가
갑자기 무엇이 생각이 난듯
다샤가 부엌으로 가더니 오렌지 쥬스 팩을 들고와 제가 마시던 컵에 따라 주었습니다.
내가 안젤리카의 말을 통역하는 행이 집사님에게 집중 하느라 다샤의 행동을 의식하지 않자
내 옆구리를 손가락으로 찔러 쥬스를 마시라며 슬프게 아름다운 눈망울로 나를 쳐다 보았습니다. 
몇번의 방문을 통해 내가 철분이 많은 수도물로 차를 마시면 배탈이 나서 잘 마시지 않는다는 것을 파악한
8살 다샤의 감사와 사랑의 표현이였습니다.
"선교사님!어린것들도 감사한것을 알고 선교사님을 챙기네요."
가슴에 통증이 일고 코 끝이 시큰해 졌습니다.
 
 그런가 봐요.
진정한 사랑은 통증인가 봐요
.
평생을 남편과 자식 여섯을 키우시느라 상한 가슴으로 인해 심장이 망가지셔서
미국의 노인 아파트에서 그 슬픈 인생의 종말을 준비 하시는 어머님 때문에 가슴이 아파
이 어설픈 늙은 선교사의 대책 없는 사역을 접고 어머니 곁으로 돌아 가야겠다고 생각 했습니다.
어머님 인생의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이 나를 키우던 시절이였고,
글을 못 읽으시는 어머니의 자존심과 희망이 나 였다고 평소에 늘 말씀 하시던 어머니의 마음을 알면서
단 한분 내 어머니 조차도 제대로 사랑으로 돌보지 못하는 이사람이 어떻게
이 낯선 시베리아의 한 구석에서 누구를 전도하겠다고 이렇게 가슴에 피멍 들이며 헤메이는 것인지
회의가 일었습니다.
서울의 윤종호 선교사님의 여행사에 비행기 표를 예약하고, 미국의 어머니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떠나면 얼마나 걸려야 돌아 올지 알수 없는 일인데 이 남루한 영혼들이 제 발목을 붙잡습니다.
 
 그런데 아닌가 봐요.
진정한 사랑은 통증에다가 그 고통의 현장을 떠날수 없는 거룩한 부담 인가봐요..
 스쳐가는 사랑은 동정이예요.
가슴이 아픈 상황을 피해서 떠나면 잊혀지는 통증은 사랑은 아닐꺼예요.
어머니를 위해서 떠날수도, 선교지를 위해서 주저 앉을수도 없는 사랑의고통.
우리를 사랑하셔서 포기 할수 없는 사랑의 통증 때문에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예수님의 사랑을
지금의 나의 현실에서 조금이나마 이해 할수 있다면 불경한 비약 일까요?
 
"(사랑은) 모든것을 참으며 모든것을 믿으며 모든것을 바라며 모든것을 견디느니라.
사랑은 언제까지 떨어지지 아니 하나 예언도 폐하고 방언도 그치고 지식도 폐하리라.(고린도 전서13:7-8)
내가 어렸을때에는 말하는 것이 어린 아이와 같고 깨닫는 것이  어린 아이와 같고 생각 하는것이 어린 아이와 같다가
장성한 사람이 되어서는 어린 아이의 일을 버렸노라.
우리가 이제는 거울로 보는것 같이 희미하나 그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볼것이요
이제는 내가 부분적으로 아나 그때에는 주께서 나를 아신것 같이 내가 온전히 알리라.
그런즉 믿음,소망,사랑,이 세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고린도 전서 13:11-13)
 
세상을 살면서 여기 저기 돋아나는 내가 사랑 해야할 얼굴들을 헤아리다가 나의 무능으로,또는
방법의 미숙으로 하나 둘 사랑이 유산되는 소리를 들을 때가 있습니다.
의료 선교팀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처음 받아본 아이들이 그 사랑을 통해 애비에 대한
증오를 배워 가는 이 사랑의 아이러니................
무조건 베푸는 물질적 감정적 사랑이 대수가 아니라 먼저 참으며 믿으며 바라며 견디는 예수님의 사랑을
안젤리카와 아이들에게 힘들겠지만 알려 주었어야 순서가 아니였을까..........
힘들게 기억해낸 고린도 전서 13장의 말씀을 읽어 주고 안젤리카와 아이들에게
애비 아짐이 하나님 앞에 돌아 오라는 사랑의 기도를 하라고 권하고
지금은 어려서 이해하기 힘든 고난 일지라도, 세상 모든것은 변하고 없어져도 변하지 않는
믿음 소망 사랑으로,그중에서도 특히 사랑으로 이겨 나갈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라고 이야기 해 주었지만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사실 내가 믿음이 좋아 이들에게 그런 인용을 한것이 아니라
마음속에서는 어서 이혼하고 아이들과 함께 새로운 삶을 신앙으로 개척해 보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그래도 내가 명색이 선교사 인데 어찌 그런 말을 할수 있으랴는 알량한 위선이 나를 억누르고 있었습니다.
 
돌아오는 차속에서 행이 집사님이 말했습니다.
"그럼 언제 미국으로 떠나실 꺼예요?"
"글쎄요.저도 모르겠어요."
어느덧 하늘에선 비가 멈추고  수채화 물감 번지듯 뭉게 구름 뭉게 뭉게 피어 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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