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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안녕 하셨는지요.
 
곽동원  2010-05-14 07:09:56 http://www.icaruskwak.com

그동안 안녕 하셨는지요.
 
주안에서 사랑하는 후원자 여러분들께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 드립니다.
저희 부부는 장기 비자 신청을 위한 특별한 서류 준비를 위해 두달 전에 입국 하였습니다.
 
그동안 기도로 물질로 후원해 주신 회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돌아온 이후 몇몇 교회와 에는 인사를 드렸으나 여러분들을 일일히 찿아 뵙고
인사를 드리지 못한 죄송함을 편지로 나마 대신 하려 합니다.
 
지난 8개월을 돌아 보면
하나님이 주시는 많은 은혜와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2002년 부터 2009년 파송을 받기 까지 나름대로 오랜 준비 기간이 있었고
사랑의 교회 파송이라는 든든한 바람막이와,아직도 부족함 투성이인 저희 부부를 사랑해
주시는 많은 후원의 손길과 기도에 힘입고,이민생활 30년 동안 원예와 조경 분야에 종사해온
경험을 사용하는 선교지 임으로 내심 어느정도 자신감을 가지고 꿈에 그리던 그 땅
연해주로 떠났습니다.
 
우리 민족 이민 역사상 가장 슬픈 이름으로 기억될 까레이스끼라고 불리우는 고려인들,,,,,,,,,,,,,
1937년 스탈린에 의해 중앙 아시아로 강제 이주되어 끈질긴 생명력으로 그땅에 정착하여
살아 남은 그들이,......
소련이 무너지고 중앙아시아 소수 민족들의 독립과 더불어 다시 생존을 위해 조상들이 살던
 러시아 연해주로 역 이주 하는 현실 속에 방황하고 있는 그들의 삶속에,
미국 땅에서 30년 생존을 위해 습득한 원예 기술을 전수하며 예수님을 전하겠다는 희망에
흥분된 기분으로 연해주에 도착 했습니다.
내 인생 후반부를 하나님께 십일조로 바친다는 나름 비장 하지만 낭만적인 자부심도 가슴에
간직한채............
 
그러나 제가 가지고 있던 선교사의 사역에 대한 환상이 깨져 버리는 데는 불과 일주일의 시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통역 없이 한마디도 알아 듣지 못하는 답답함과,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집안에 못하나 박을수 없고,
마켓에 가서 물 한병 사기 힘든,새로운 사회 체재에 대한 무능함이 들어 나기 시작 했습니다.
모든것이 풍족한 미국 사회에 적응되어 살던 우리 부부에게 닥아 오는 삶의 불편함은
걸핏하면 모든 건축 자재가 진열되어 있던 미국의 Home depot과,모든 생필품이 쌓여 있던 Cosco를
그리워 하기 시작 했습니다.
비닐 하우스 3동을 원예 작물의 재배를 위해 배정 받고도, 필요한 부엽토나 비료를 조달할 루트가
없어서 산으로 부엽토를 찿아 헤매기도 하고,씨앗을 파종할 Tray를 만들 목재를 실어올 차량 확보를
위해 일주일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언어 연수를 위해 우스리스크 사범 대학에 등록을 하고 공부도 시작 했지만 이제는 나이도 나이인지라
머리 속에 들어 오지를 않았습니다.
 
2009년도를 살다가 1960년대로 돌아간 문화 충격은 부부 싸움으로 이어지고,급기야 아내는 미국으로
돌아 가겠다고 보따리를 싸기도 했습니다.
처음 도와 주던 선교사님들과 고려인들도 자신의 삶으로 돌아 가고,저녁 5시 부터 아침 9시까지 이어지는
어두운 밤은 더욱 우리들을 외롭게 했습니다.
폭설이라도 내리고 영하 44도까지 기온이 내려 가면 며칠씩 집밖을 나가지 못하는 때도 있었습니다.
날이 갈수록 우리들의 무능력은 드러나기 시작 했고,원예 전문가라던 나의 신분은 유명무실 이었습니다.
어쩌다 한밤중에 잠에서 깨어나기라도 하면 잠을 다시 청할수가 없었습니다.
떠나올때 선교사로 헌신이 장하다며 격려해 주시던 후원자들이 생각 났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맥없이 넋놓고 사역지에 있는것을 미국에서 알까봐 챙피 했습니다.
생존을 위해 몸부림 치는 회귀 고려인들을 도와서 이 회색의 동토에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꿈이 없이 사는 젊은 영혼들에게 예수님을 통해 희망을 품게 하겠다던 그 패기는 어디로가고,
불면의 밤이 나를 괴롭혔습니다. 
 
아무것도 할수 없는 우리의 무능이 낯낯이 들어나고, 우리가 무엇을 하겠다는 계획이 하얗게 빛이 바랜 후에
우리는 다시 하나님 에게 기도하기 시작 했습니다.
하나님 도와주세요,길을 보여 주세요,우리가 다시 시작 할수 있도록 인도 하여 주세요.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세요.
 
그렇게 하루 하루 흘려 보내면서 선교훈련 받을때 교수님들의 하시던 말씀이 생각 났습니다.
"선교는 우리가 하는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시는 하나님의 선교이다.
우리가 하겠다는 생각을 내려 놓을때 비로소 하나님께서  일을 시작 하신다." 
드디어 우리는 우리의 계획을 일시적으로 모두 내려 놓고 겸손히 우리 주변에서 부터 다시 돌아 보기
 시작 했습니다.
흩어진 청년들에게 우리 부부가 러시아 현실에 적응 될때 까지 매월 기도 모임으로 모여 줄것을 요청하고,
두 그룹으로 나누어 모이기 시작 했는데 60여명이 모이고 있습니다.
교회 안으로 눈을 돌려보니 러시아 사람 중에도 독거 노인들이 있었고,고려인 사회에도 외로운 가정들이
 있었으며,그들을 방문하여 대화하는 가운데 피차간에 격려와 위로가 되었습니다.
원예사역도 내가 전문가라는 의식을 버리고,고려인들의 재배하는 방법으로 이곳의 토양과 재배와 판매
과정을 익히는데 1년정도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지난 8개월을  어떻게 지냈는지 모르겠습니다.
선교사를 너무 호락호락 생각 했던 우를 범했지만 이제 겨우 어떻게 해야 할찌 감을 잡았다고
조심스레 말할수 있겠습니다.
또 하나의 깨달음은 진정한 선교사는 현장으로 떠난 선교사가 아니라 미국땅에 남아 거친 삶속에서
투쟁하듯 살아 가며 선교사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고,한푼 두푼 모아 헌금해 주시는 여러분들이 진정한
선교사 이시라는 것입니다.
이곳에서 서류 준비를 하며 지내는 사이 짬을 내어 만나 뵙는 분들 마다 넘치는 사랑과 격려를 주셔서
새로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지난 8개월 동안 초보 선교사로써 충분히(?) 주제 파악을 했습니다.
이제는 당찬 계획 보다 우리 부부의 인생 말년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겸손히 바라보며
헤아리고 따르는 선교사가 되겠습니다.
 
이제 다시 돌아가면 연해주에는 봄이 와 있을 것입니다.
동토가 녹고 그땅에 희망의 꽃들이 아름답게 피어 나는 그날을 소망하며 외롭지만 열심히 살겠습니다.
앞으로도 부족한 저희들을 위해 끊임 없이 기도해 주실 여러 후원자 여러분들의 앞길에 하나님의 충만하신
은혜가 넘치시기를 저희 부부도 함께 기도 하겠습니다.
건강 하십시요.
고맙습니다.
 
러시아 연해주 영농및 원예 사역자                              곽동원,곽진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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