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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꽃 언덕 아씨노브카에서
 
곽동원  2016-07-29 16:49:33 



 오월의 연두빛 아름다운 향연이 지나가고, 깊어가는 6월의 연해주는  온 세상이 짙은 초록의 물결 입니다.
 차를 타고 봄의 벌판을 달리면서 세월의 흐름에 따라 달리 피어나는 수많은 들꽃들을 보며,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 가는 것이 아니라, 세상 만물이 하나님이 지으신 이 아름다운 자연의 조화속에,작은 들꽃 한포기도 세상의  중심이란 깨달음이 있습니다
.
한동안 냉이 민들레 꽃다지 같은 풀꽃들이 뜰과 텃밭에 지천으로 피어 나더니 들판엔 개살구,붓꽃,할미꽃,산무릇,조팝나무,원추리가 피고,개울가엔 노랑색 보라색 꽃창포가 피어 납니다.
요즈음엔 야생 루핀과 해당화,산사나무와 산돌배 산나리의 세상 입니다.  
 
첫 편지가 늦었습니다.
작년 봄 장 아니스타 농장을 단기 선교 오셨던 권사님들과 방문 한후에 썼던 편지 이후 다시 연락을 드리는 것이 일년이 넘었습니다.
선교라는 문자적 의미에 모든 아름다운 꿈을 담고 1기 사역을 어린 아이처럼 들뜬 흥분으로 시작 했다가,선교가 낭만이 아니고 신앙 연륜에 훈장이 아니라는 자각과 함께,선교사가 선교사란 이름으로 선교지에서 현지인에게 경제적으로 조금 앞서 가는 세상을 살아본 자들의 이른바 제국적 선교의 갑질을 한것 같은 하나님 앞에 죄송함이 있었습니다.
선교지에서 일어나는일들이 저에게는 잔잔한 감동이였으므로 모든면에서 감성적인면 빼놓곤 부족한 저로써는 보내 드리는 편지들이 너무 감상적이였다는 생각과,그렇게 가슴 아팠던 현실이 몇달 지나면 완전히 다른 국면으로 변해버림을 여러번 느끼면서,  현재의 감정이 영원한 진실이 될수 없다는 생각에 함부로 편지를 쓸수 없었습니다.
 
선교지에 나와서 내가 나를 선교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이를 즈음
선교는 결국 미션 퍼스펙티브를 통해 배웠던것처럼 내가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안에서 이루워 가신다는것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어떤 가시적인 사역의 결과 보다는 현지인들과 동화되어 살아가는 과정속에서, 중요한 고비마다 하나님께서 현지인을 향한 나의 마음을 굽어 보시다가, 동기만 주님앞에 순수하면 비록 부족한 계획일지라도 힘을 넣어 주심을 느끼며 이 자리까지 와 설수 있었습니다.
 
이제 2기 사역을 시작 하기에 앞서 준비한 미주 법인 "들꽃향"의 시작도 그렇습니다.
하나님이 예비하신 신실한 동역자들과 마음을 합하여 그동안 거주하였던 미하일로프카 군에서 20여분 떨어진 아씨노프카라는 조그만 시골마을에 쎈터를 마련하고 2기 사역을 시작 하게 되었습니다.
 
김 알렉산더라는 고려인이 있었습니다.
2013년,저희 부부와 함께 꽃농사를 계획하며 전망 좋은 아씨노프카 언덕위에 통나무 주택을 짓고, 2년의 노력끝에 처음 재배한 꽃의 출하를 앞두고 기뻐하던 그가 고속도로에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형편이 어려워 농사를 시작한 다른 고려인들과는 달리 꽃을 키우며 살고 싶은 꿈을 위해 준비하다가 소천한 그의 삶이 안타까웠습니다.
장례식이 끝난 얼마후에
알렉산더의 여물지 못한 꿈이 한처럼 머물러 있는 아씨노브카 농장을 방문 하였습니다.
진눈깨비 무심하게 흩날리는 아씨노브카 언덕위에 서서,
아직 완전하게 마무리 되지 못한 알렉산더의 통나무집을 바라보며 생각 했습니다.
"아! 이 자리에, 지금도 동토위를 헤메이고 있는 우리 까레이스키들의 지친 삶에
하나님의 사랑을 전할수 있는 쎈터를 지었으면....
 그리하여 이 광활한 벌판에 들꽃처럼 살다가 스러져 가는 우리  고려인들에게,
들꽃은 이름없이 살다가 스러지는 미물이 아니라 하나님이 키우는 소중한 꽃이라는걸 알려 주는
구심점이 될수 있다면.....
대책없는 사회 구조속에 방황하며 살아가는 이땅의 청년들에게 꿈을 줄수 있는 향기나는 숲이 될수 있다면....
그러나 그것은 그냥 능력없는 평신도 선교사의 작은 바램일 뿐였습니다. 
 
그로부터 2년이 흐른 후에
하나님은 목적을 의도하지도 않고 품었던 저의 생각을 감찰하시고, 믿기지 않고 설명하기도 어려운 여러 과정을 통해 그 땅을 구입하게 하셨습니다.
저희 부부의 사역을 지켜 보시던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동역자들을 통하여 세상에 들어내지않는 미주 법인 "들꽃향"을 설립하게 하셨고, 많은 풀뿌리 기도 후원자들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다시 재 파송을 받고 이땅으로 돌아와서  쎈터를 Rmodeling 하는 과정 또한 그렇습니다.
아무 재정적인 준비없이 건물이 포함된 2 에이커의 땅을 개간하고 완성되지 않은 집을 수리하는 일이
현실적으로 닥친 문제 였습니다.
제게 있어서 기도는 상당히 이기적인 구석이 있어서,미리미리 하나님과 의논하고 기도 하는것이 아니라
내힘으로 버텨 보다가 사면이 막히면 하나님께 나의 무능력을 호소하는 늘 그런 형국이였습니다.
 
"하나님! 능력없는 저에게 사역에 대한 꿈을 품게 하셨고,이땅까지 다시 인도 하셨습니다.
 아시다시피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지 못하는 성격이니,하루 하루 하나님 인도하시는 대로 나아가겠습니다.
주께서 인도 하여 주소서.
구체적인 기도도 아닌 흘러가는 생각의 진실성 까지 굽어보시고 이루워 주시는 하나님.
여지껏 구차했던 제 인생에 관여 하셔서 이자리 까지 인도 하신 하나님!
내가 품은 생각이 개인적 감정의 유희가 아니라,제 안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기쁘신 뜻에 따라 순종하며
주님 앞에 서지 않게 도와 주소서.
이 터전이 아름답게 마무리 되어  "들꽃향"을 통해 하나님께 헌신된 작은 무리들의 신앙의 간증이 되게 하여 주소서." 
 
공사가 시작 되었고,더불어 여러 경로를 통해 들어오는 작은 후원의 손길들을 통해 순조롭게 진척이 되었습니다.
파송교회 교우들의 도움으로 저희 부부 숙소를 정비하고,라스베가스 장로교회 도움으로 이층 화장실을,스탠톤 산돌교회 도움으로 아래층 화장실을 지었습니다.
축사를 보수하여 닭과 병아리 30여마리를 들였고,농업용수 우물과 식용수 우물을 정비 했으며,
1에이커엔 감자를 심고,창고 보수와 엉성하지만 이곳 저곳에서 수목과 화초를 구해다 조경도 끝냈습니다. 
나머지 땅엔 토마토,양배추,고추,복분자,당근,들깨,비트,달랑무,비트,케일등을 심고,비닐하우스를 보수하여 딸기 묘목을 심었습니다.
성급하기는 하지만 앞으로 10년 계획으로 실시할 조경수 재배를 위한 수목을 산에서 채취해 심고 있습니다.
벌써 우스리스크 소망교회 청년들 정기모임이 두번 이루워 졌고,진희 선교사는 두그룹 18가정의 꽃씨 주문도 마쳤습니다.
쎈터를 방문한 고려인들이 재배한 농작물들을 선물로 가져와 함께 축하해 주었습니다.
공사 기간중 라스베가스 장로교회 정공필 목사님 부부가 방문하셨고,
드디어 파송교회 남가주 사랑의교회에서 노창수 담임목사님 부부와 이근 선교 목사님이 다녀 가셨습니다.
 
지금 이시점에 오기 까지 겪었던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어려움을 겪는 가족들을 두고 이땅에 와서 하나님의 일을 한답시고 좌충우돌하다가 오히려 하나님께 누를 끼친 많은 날들을 기억 합니다.
하나님이 저희 부부를 통하여 어떤 거창한 결과를 요구하신다곤 생각치 않습니다.
어렵고 답답하고 억울하고 외로운 순간 순간 하나님께 순종하며 나아가는 과정을 하나님은 저희 부부에게 검증 하고 계신다고 느껴집니다.
앞으로 이 쎈터를 통하여 이루워지는 결과의 아름다운 평가는 저희 부부와,또한 
이름 묻어두고 헌신하는 "들꽃향"형제들과 도와주시는 분들의 진정한 순종으로 이루워 질것이라 믿습니다.
 
훼를 치며 새벽을 알리는 숫탉 울음소리에 잠을 깨면 들녘에선 뻐꾸기와 장끼가 노래 합니다.
이층 거실 동편 창으로 찬란한 아침 햇살이 퍼져 듭니다.
마을 젖소들이 줄지어 집으로 돌아가는 저녁 즈음엔 서편 창으로 드넓은 아씨노브카 평원을 핏빛으로 물들이며 저녁노을이 찬란하게 스러집니다.
밤이 되면 온세상 가득찬 개구리 울음소리에 잠을 설치고,  중천에 즈믄달이 애처롭게 뜰라치면 두고온 고향의 어머니 그립습니다.  
 
외롭고 눈물나는 밤이 있긴 하지만,그분이 계획하시고 내가 그 길을 순종하며 걸어간다는 기쁨으로 살아갑니다.
앞으로 전개되고 해야할 일들의 성과를 벌써 의식하기 시작 합니다.
결과보다 과정을,다른 사람들의 평가보단 하나님의 시선에 유의하는 선교사 부부가 되도록 기도하겠습니다.
건강하시고 하나님 은혜 충만하신 날들이 되시기 또한 기도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ps:라스베가스 장로교회 성도님들께 감사 드립니다.
이른 봄에 오셔셔 사주신 병아리들이 이제 청년 닭이 되었습니다.
 
스탠톤 산돌교회에 감사 드립니다.
골프대회를 통한 후원금으로 이층 화장실을 완성 하였습니다.
 
남가주 사랑의교회 노창수 담임 목사님 부부와 이근 목사님,해선개 동지 여러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방문해 주심으로 많은 격려가 되었습니다.
 
미주법인 "들꽃향"member들께 감사 드립니다.
 
북한을 위한 월요 새벽 기도팀,연해주 기도팀,여러 권사님들,후원자님들,
팔순 기념으로 후원해 주신 안정옥 권사님,고맙습니다.
 
LA 기독교 윤리 실천운동본부,신우 세계 선교회,선한 청지기 교회,로뎀교회 송여성 장로님항상 위로 주시는 KSC 목사님 감사 합니다.
 
사진 1:쎈터 2층 거실
        2:이층에서 바라본 농장
        3:우스리스크소망교회 청년모임
        4:남가주 사랑의교회 담임 목사님 일행 방문
        5:2016년 씨앗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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