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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도 그들은 나를 기억하고 있을까
 
곽동원  2013-11-12 06:24:47 

 
블라디보스톡 국제학교를 떠날 때만 해도 굵은 빗방울이 떨어 지더니 라즈돌로니에를 지날 즈음엔 약한 이슬비로 변해 가고 있었습니다.
 
준공식은 며칠 남지 않았는데, 불량 공사 장비와 원활하지 못한 자재 공급,그리고 우즈벡스탄 노동자들과의 불편한 의사 소통 때문에  지연되는 국제학교 중등관 조경작업 만으로도 속이 터질 지경인데, 아침내내 비가 내림으로 공사 현장이 비에 젖어 발을 들여 놓으면 신발에 진흙이 엉겨 붙어 도저히 작업을 할수 있는 상황이 아니였습니다.
공사 책임자 이신 신재경 상무님과 이광구 선교사님께 말씀드리고 
공사 자재 구입과 꽃 재배 농가와 우스리스크 소망교회 청년들을 만나고 돌아 오겠다는 핑게로 우스리스크로 떠났습니다.
 
하바롭스크로 가는 국도 확장 공사는 우스리스크 구간까지 네군데나 땅을 파 헤쳐 놓은데다 비까지 내리니 온통 진흙탕 이였습니다.
이놈의 도로공사는 10년전에 시작 했다는데 도대체 얼마나 더 기다려야 도로가 개통 될지 답답한 노릇이였습니다.
게다가 한달동안 미국에 체류 하며 꽃씨 구입을 하고,병상에 계신 어머니와  가족들을 만나고 나서, 국제학교 중등관 조경 공사때문에 급히 돌아와 시차 적응도 없이 작업에 임하느라 육신이 피곤하니 입술은 부풀어 오르고 슬그머니 마음속에 부아가 일었습니다. 
"하나님! 어떡하죠? 이젠....준공식 까지 일을 끝내려면 날짜가 촉박한데 이렇게비까지 내리구.....,꽃씨도 나눠 줘야죠,청년들도 만나야죠, 몸 컨디션도 말이 아닌데 날더러 어쩌라구요..........이제 저도 환갑이 넘었다구요."
 
말로는 여러가지 일로 우스리스크를 다녀 오겠다고 말하고 떠나 왔지만,
블라디보스톡에 도착한지 이주일이 되었어도  청년들과 꽃재배 가정들에게는
내가 돌아 온것을 알리지 않았으므로 막상 우스리스크에 도착하고 나니
갈곳이 없었습니다.
"두달 동안 떨어져 있었는데 아직 그들은 나를 생각하고 있을까?"
 이땅을 가슴에 품은지 햇수로 12년,파송 선교사로 나름 수고한 4년 세월의 흔적이 하나님 나라엔 어떤 그림으로 남아 있을까를 생각하니 갑자기 하나님 앞에 부끄러워 졌습니다. 
 
막막한 상황에 이르렀을 때 길을 열어 주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의식 할때면
늘 은혜를 말하던 인간이, 조금만 힘들면 하나님에게 대놓고 불평을 토로하는 이 개뿔 선교사의 아이러니......
게다가 내가 상황에 눌려서 주님 쓰시기에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내 자신에게 소망이 보이지 않을때에, 그동안 나를 사용하신 하나님을 드러내기보다 내가 한 일에  대한 외부의 평가와 인정 받는것에 더욱 민감 했던것은 아니였는지.....
 
올 봄에 교회 조경공사를 해 준 우스리스크 소망교회에  나무가 잘 자라고 있는지 돌아 볼 마음이 생겨 교회로 향했습니다.
이미 가을로 접어들어 낙엽이 지고 있었지만, 그런대로 벚꽃 나무나 진달래,
깨꽃 옥잠화 다알리아 루핀 메리골드 페튜니아가 잘 자라고 있었습니다.
꽃밭에 아직 제거되지 않은 잡초를 뽑아 주다가 교회 안에서 인기척이 나길래 조심스레 교회안으로 들어 섰습니다.
 목사님 어머니께서 기도 하시다가 뒤를 돌아보시곤 놀란 얼굴로 뛰어 나오셨습니다.
"선교사님!어젯 밤 꿈에 보이시길래 혹시 미국으로 돌아 가셔서 이땅으론 다시 돌아 오지 않으시면 어쩌나 걱정 했는데 ....사모님은, 지나 사모님은 잘 계세요?"
목사님 어머니는  눈에 그렁 그렁 눈물이 고인채로 나를 꼬옥 껴 안으며 말씀 했습니다.
"떠나신 후에 교인 모두가 그리워 했어요"
 
잠시후 그녀는 요즘 자신의 남편을 비롯해 선교사님 또래의 남자 교인들이 서너명 늘었다는 것과, 오늘 피아노 반주자 이라와 샤샤가 중국 천진 대학으로 유학을 떠나기 전 송별 모임이 있다고 교회 소식을 전해 주었습니다.
곧 연락을 받은 대식 형제와 유라 목사가 택시를 타고 달려 와서 청년들이 모여 있는  이라네 집으로 향했습니다.
갑자기 나타난 나를 보고 청년들이 모두 달려 나와 반기며 안아 주었습니다.
 
그래요.
이번에도 역시 그랬습니다.
육신의 연약함으로 잠시 좌절에 빠져 있을때 반전의 위로를 예비하신 하나님!
오늘 아침 비내리는 국제 학교를 떠날때의 어두운 마음의 구름이 걷히고
밝아 졌습니다.
비록 우리가 하는 사역이 미약하고 낙심되는 순간이 찿아 온다해도 하나님은
우리의 연약함을  붙들고 하나님의 사역을 진행하고 계셨습니다.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에게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빌 2:13"
 
 꽃재배 농가 방문도 마찬가지 입니다.
4년전 한가정으로 시작한 것이 올해에는 30여 가정으로 늘어남으로  미국 꽃씨 주문이 증가해서 반입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사방 4시간 거리에 거주하는
나호드카와 노보루사노부카까지 무사히 분배를 마쳤습니다.
미국으로 떠나기전 미처 만나지 못한 재배자 5가정도 추가 주문을 해서
11월중에 다시 씨앗 배송을 해주기로 약속 하였습니다.
미국까지 비싼 항공료를 지불하면서도 재배 농가에 씨앗을 공급하는일이 쉬운일도 아닐뿐더러 꽃을 키워 파는 일이 교회 나오는 일보다 우선이라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미운 생각도 들지만, 언젠가는 이들 마음에 씨앗이 꽃을 피우듯
신앙의 싺을 티워 주실 것입니다.
비록 육신이 연약해 지면 밸이 꼬일때도 있는 용량 미달 선교사 이지만, 내가 품은 고려인에 대한 사랑이 진정 예수님의 선홍색 핏빛이라면 하나님께서는 우리 부부의 부족함을 통해서 뜻을 키워 주실것을 믿습니다.
"너희안에 착한 일을 시작하신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줄을 우리는 확신 하노라.(빌 1:6) 
 
이글을 쓰며 또 다시 깨닫는것은 누군가에게 내가 기억되어 지기를  원하기 보다
하나님께서 내게 소원을 두고 행하시는 일에 민감한선교사가 되어 누군가의
영혼에 하나님을 기억되게 하는 일에 쓰여 지기를 기도 합니다. 
.........................................................................................................................
어려운 상황속에서 불평하며 시작했던 블라디보스톡 국제학교 중등관 조경을
완벽하진 않지만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선으로 마칠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공사 기간동안 무사히 일을 끝낼수 있도록 여러모로 도와 주신 홍정웅 장로님, 이광구 선교사님,조상국 선교사님,황돈연 선교사민 부부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베풀어 주신 사랑에 감사 드리며
 
다시 돌아온 미국 켈리포니아에서     곽동원$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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